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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은 다음 쓰고 있는 게 독후감인지 서평인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독후감은 초등학생 시절에나 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반해, 서평은 뭔가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초등학생도 서평을 씁니다.
독후감과 서평이 어떤 점에서 다른 걸까요?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는 주장이나 감상에 근거가 불필요하냐 꼭 필요하냐에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보자면
독후감은 '독서 후에 쓰는 감상문'이고,
서평은 '책(書, 서)에 대한 평가'입니다.
여기에 살을 조금씩 덧붙여 봅시다.
독후감은 독서 후에 쓰는 주관적, 개인적 감상문이고,
서평은 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입니다.
독후감은 읽은 책과는 아무 연관 없는 안드로메다 이야기를 펼쳐놓아도 완성됩니다.
그래서 서평보다 훨씬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결론을 어떻게 내든 그 과정이 어떠하든 창작자 마음입니다.
서평에 비해 독자보다는 필자에게 더 비중이 높습니다.
서평은 다릅니다. 객관적 근거가 꼭 필요합니다.
왜 안드로메다까지 갔는지 납득할만한 이유를 꼭 붙여야 합니다.
만약 원저자가 책에서 안드로메다로 갔다면, 서평에서는 그게 합당한 지 여부와 근거를 제시합니다.
납득, 이는 독자가 받아들일만한 글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필자보다 독자에 더 방점을 찍습니다.
독자를 배려하는 글이기에 독자와 함께 호흡하는 서평이지만, 논리라는 형식을 갖추어야 하기에 독후감에 비해 덜 자유롭습니다.
합당, 그래서 전문성을 필요로 합니다. 서평이 독후감보다 있어 보이는 이유죠.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점이 궁금해 여기까지 검색해 온 분이라면 아마도 글쓰기 초보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독후감부터 시작하세요.
앞서 독후감이 초등학생 때나 쓰는 글이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형식의 자유로움 때문이지 독후감이 수준 낮은 글이라서가 절대 아닙니다.
글쓰기에는 창작과 비평 두 가지 영역이 있는데, 처음에는 창작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복하지만 독후감은 서평보다 자유로운 글이기 때문에 형식이나 논리에 구애받지 않고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글이 술술 써지고 난 다음에 비평 능력을 키우십시오.
그때 서평에 도전하세요.
책을 읽은 후의 생각이나 느낌을 한 문장이라도 기록하십시오.
뜬구름 잡기라도 계속 쓰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과정을 돌아보게 됩니다.
혹은 그 과정을 글로 풀어낼 수 있게 됩니다.
계속 쓰다보면 말이죠.